아무것도 없는 무일푼에서 오직 제품력으로만 시장에 런칭한 (그 제품력이 너무 압도적이긴 합니다) 웡카, 그리고 그가 동료들을 구하고 만나 함께 일을 일궈가는 모습을 보면서 비단 정말 나만 스타트업 대표를 생각했을까..? 속웃음을 지으면서도 저런 사람이어야만 무언가를 끌어갈 수 있구나, 그리고 저랬던 사람이 왜 추후엔 괴팍한 또라이로 유명해졌을까 하는 생각까지 이어봤다.
-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나올 수 있는 배경
웡카의 제품에 대한 자신감은 대단하다. 당장 내일부터 백만장자가 될 거라고 호언장담을 하는데 그게 허세가 아니다. 왜 허세가 아니냐면, 신발이 한쪽이 구멍나고 신발끈은 없으며 모자와 재킷이 해지고 육지 밟아본 기억은 나지도 않을 정도로 모든 것을 다 해봤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시작만 남아있는 그의 과정과 자신감이 필요하다. (영화 시작부터 나오지만 배 안에서 함께 한 동료들도 그를 사랑한다.)
- 주니어에게도 배우겠다는 열정
그는 글을 읽지 못한다. 수많은 사람들의 배려로 잘 살아왔지만(그 소리는 인생은 어찌됐든 살아진다는 소리겠지) 실질적인 글을 읽지는 못하고 그렇기 때문에 손해를 본다. 머리 하나는 작은 소년 하나에게 ”이제 다 관둘까“ 소리를 들으면서도 알파벳을 하나씩 배워가는 건, 내가 부족한 걸 갖고 있다면 주니어에게도 배울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 약속에 대한 책임감
그는 임금(..)에 대한 것부터 약속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평생의 꿈을 버릴 수 있을정도로. 무조건 내가 말한 것은 지키겠다는 것과 상대의 삶을 지켜내겠다는 책임이 있다. 지키겠다고 했잖아, 라고 말하며 다시 등장하는 그를 어느 누가 따르지 않을 수 있을까?
- 모두에게 역할 부여
그의 동료들을 보면 한편으로는 모호하다. 뭔가 실무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나 싶다. 하지만 그는 발전소 자전거로라도 모든 사람에게 역할을 부여한다. 프로젝트를 끝냈을 때 모두가 기뻐할 수 있도록.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을 수 있도록. 또 이것에는 모든 일의 중요도를 차별하지 않았다는 뜻도 된다. 내가 하는 일과 네가 하는 일이 다 각자의 자리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했을 것이다.
- 확신에 찬 허세
세상을 바꾸겠다는 말을 진짜 곧 해낼 것처럼 말하는 대표라니. 사실 내가 이런 동기부여에 환장하는 사람이라 그런진 몰라도 저런 허세섞인 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해낼 것 같은 눈빛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냥 한번쯤 미친 척 손해보듯 일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생각보다 일에 손익계산을 하는 사람은 없지 않나. 내가 일하는 게 어떤 가치인지를 느끼게해준다면야.
대체 어쩌다 이렇게 멋진 대표가 나중엔 괴팍한 공장장이 되나 싶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마 수많은 실무진의 반대를 아랑곳않고) ‘후계자를 이렇게 뽑겠다!’라며 대규모 브랜드캠페인을 말 한마디로 시작할 수 있는 리더십있는 대표가 된걸까 싶기도 하고. 웡카를 보면서 이런 생각만 한 건 아니고요. 나름 재밌고 유쾌하고 행복하게 보고 위로도 응원도 얻었는데 아무튼 팀빌딩의 관점에서 리더의 장점들이 보여서… 다만 철딱서니 없고 무모한 게 누군가에게는 피곤한 리더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총총 하며, 여전히 영화에서 봤던 진정한 리더의 덕목 관점에서는 명량이나 한산처럼 이순신영화를 못이긴다고 생각합니다. 어나더레벨의 리더… 아무튼, 웡카 재밌게 봤습니다 다들 기분전환 삼아 한번씩 보셔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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